3 장

운전석 너머로 보이는 임준혁의 옆모습을 바라보다가 문득 웃음이 나올 뻔했다.

만약 지금 이 사람들이.

그토록 아끼고 사랑하는 임안나가 친딸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,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까.

하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.

설령 내가 직접 말한다 해도 믿지 않을 테니까.

그들은 언제나 그랬다.

보고 싶은 것만 보고, 믿고 싶은 것만 믿었다.

학창 시절 내내 나는 임안나와 그 무리에게 괴롭힘을 당했다.

용기를 내 가족들에게 털어놓은 적도 있었다.

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늘 같았다.

“안나가 그럴 리가 없잖아.”

“도대체 왜 자꾸 안나를 몰아가니?”

“네 말은 믿기 어렵구나.”

그 한마디면 끝이었다.

내 해명도, 내 억울함도, 아무 의미가 없었다.

학교에서는 더 심한 일도 많았다.

차가웠던 복도 바닥.

임안나의 구두 굽이 내 머리 위를 짓누르던 감각.

그리고 그 순간 그녀가 웃으며 내뱉던 말.

그것만은 아직도 선명했다.

“이제 알겠지?”

“이 집 딸은 너가 아니야. 나야.”

“넌 처음부터 끼어든 사람이었어.”

“그러니까 네가 불행한 건 당연한 거고.”

그때의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.

이미 모든 걸 잃어버렸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.

하지만 이제는 상관없었다.

나는 이미 죽었으니까.

그 순간 차가 천천히 멈춰 섰다.

창밖으로 익숙한 건물이 보였다.

내가 살던 집이었다.

설마 여기서 나를 찾을 생각인 걸까.

나는 피식 웃었다.

헛수고였다.

이미 이곳에 나는 없으니까.

문득 골목에 버려진 내 시신이 떠올랐다.

가슴 한구석이 텅 빈 것처럼 허전했다.

어쩌면 그들에게는 이게 가장 좋은 결말이었을지도 모른다.

안나를 거슬리게 하는 사람도.

가족을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도.

이제는 사라졌으니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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